소설:이유서는망상입니다 2

06. 자발적 사망의 합리화와 합리화 불가능 요소

안타깝게도 자연사, 사망사를 수혜 받지 못한 자발적 사망예정자 기준에서 자발적 사망의 가장 큰 문제점은 '유가족과 주변인의 죄책감'이다.하지만 사망 시 '잘 죽었다.', '돌아가시길 다행이다.'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'유가족과 주변인의 죄책감'은 아주 적어질 것이다.마음에 드는 인간관계가 생길수록 나쁜 사람, 더 나쁜 사람이 되고 싶었다.인간관계 테두리 밖에서부터, 서서히 죽어도 슬프지 않을 만한 사람이 되어 갈 때마다 자유로워진다.묶여 있던 끈들이 하나씩 풀리고 마지막 하나만 남았다.마지막 하나는 어쩌면 풀어도 풀리지 않는 끈이다.크고 귀한 것이 있다면 보통은 그것을 취하고 나머지를 버릴 것인데.나는 취하지 못하니 나머지를 다 업으로 가지고 그 하나를 내 밖으로 내보내겠다.

07. 결론

이제까지 1번을 폐기 또는 감금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았다.생각해 둔 것 중에 아직 안전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. 본체의 운영종료, 적당한 전두엽 손상, 인위적으로 강력한 4번을 생성, 적합한 감시자의 감시하의 더미운영 등등은 실패확률과 리스크가 너무 크다.그나마 가능한 건 종교에 귀의하는 방법이 있는데, 전과범도 받아주는지 의문이다. 이 것을 읽고 나서 내용 때문에 혹시 나 같은 사회 악을 동정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.힘들게 살았다고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.힘들어도 열심히 올바르게 사는 사람은 많다. 여기까지 너무나 쓸데없는 고민이다.왜냐하면 이 모든 게 내 망상이기 때문이다.